해외 영화

겟 아웃 (2017)

캐니로그 2023. 4. 20. 17:29

A: 롤러코스터의 꼭대기와 같은 상황이다. 몇 초 후에 엄청난 속도로 천길 낭떠러지 같은 곳으로 떨어질 예정이다.

B: 어렸을 때 들은 귀신 이야기와 같다. 들을 때도 무서웠지만, 다 듣고 나서 이불 덮고 자려니 계속 생각나고 무섭다.

 

A와 B 중에 어떤게 더 무서운 것일까?

 

나에게는 B가 더 무섭다라고 말할 것이다. A는 순간이지만, B는 언제까지 무서움이 지속될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무서움이니. 나에게 가장 무서운 영화란 결국 영화관을 나가고 나서도, 그리고 며칠 동안 길면 몇 주동안 계속 지속되는 무서움을 안겨주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준에서 무서웠던 국내 영화는 <곡성>이 있었고, 해외 영화로는 <겟 아웃>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는 동안도 무서웠고, 머리 속으로 장면 장면이 생각날 때마다 무서웠다.

(사실 지금도 이 장면은 다시 봐도 매번 볼때마다 무섭다ㅠㅠ)

 

감독인 조던 필이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공포지만 그 공포의 근원은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느끼는 인종차별적인 공포를 가져왔다고 했다. 인종 차별적인 공포를 다룬 영화 중에 이보다 더 훌륭하고 무섭게 다룬 영화는 없을 것이다. 내가 저곳에 들어간 주인공이라고 감정이입이 되는 순간, 360도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도망가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공포는 인종 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에서 살던 흑인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한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렇게나 멋진 방법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다음 작품인 <어스>까지 이어서 보신다면 더욱더 좋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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