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노매드랜드 (2020)

캐니로그 2023. 4. 20. 22:40

서울로의 상경의 내 선택이었을까?

 

학교 때문에 고향에서 떠나고, 다시 졸업 후에 직장 때문에 상경을 하게 된 나에게는 선택지는 없었던 것 같다. 집을 떠나 기숙사와 기숙사, 이집과 저집을 2년 간격으로 떠돌아다니며 생활하는게 내 선택은 아니었다. 그냥 상황이 그렇게 주어졌고 내가 할 수 있는건 그 상황에 맞춰서 사는 것뿐.

 

영화의 주인공은 남편과 직장 모두를 잃고 연고도 없이 밴 한 대에 모든 것을 싣고 떠돌아다니는 노매드(Nomad)이 된다. 그렇게 떠돌아다니게 된 것도 본인의 선택이 아니었고, 떠돌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는 있지만, 그 이유조차 상황을 알게되면 이유라고 느껴지지 않게된다.

 

영화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아는 미국의 풍경과 모르는 미국의 풍경이 지나간다. 풍경사진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을만한 아름다운 미국의 모습과, 연말 성수기에만 단편적으로 생기는 아마존 물류센터의 임시직 일자리에서 일하기 위해 몰려드는 Nomad들이 일하는 모습들까지.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인양, 주변을 스케치하면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래서 내가 더 이 영화를 현실적으로 느꼈고 더 오랬동안 생각하게 되었을까?

 

돌고 돌아 처음 시작인 고향 마을로 돌아와 모든 물건을 처분하고 다시 노매드로 돌아온 주인공.

결국 장소와 물건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떠난 사람이 모든 걸 안고 떠나야 하는 걸 알게 된 것 아닐까.

고향집에 있건, 기숙사에 있건, 지금 집에 있건 내가 나인 것처럼, 내가 있는 곳을 떠나고 유랑한다고 한들 내가 아닌게 아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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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노마드랜드"라는 한국어 제목을 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한국에서 많이 쓰이니 노마드라는 단어를 보고 무슨 내용인지 이해 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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