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캐니로그 2023. 4. 20. 17:19

우리가 세상을 수단으로 대한다면 동물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21세기를 말하자면, 역사상으로 가장 많은 종류의 동물을 알지만 정작 하루에 만나는 동물의 종류는 손에 꼽을 것이다. 살아있는 동물이라 개나 고양이 정도 일 테고, 도심을 지나간다면 비둘기나 참새 같은 새 정도가 하루에 만날 수 있는 동물일 것이다.

 

가축이 된 동물들은 효율성을 위해 도시 바깥에 있는 공장형 농장으로 가서 살게 되었고, 가축이 아닌 동물들 중 애완동물이 아닌 것들은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외계인들이 와서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을 본다면, 극심한 종차별의 장소로 볼지도 모르겠다.

 

나의 문어 선생님에 나오는 문어도 영화 감독이자 주인공에게는 그런 존재로 시작되었다.

내 주변에 없지만, 바다라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닌 장소에 가면 보게 되는 제3의 존재로.

 

그 존재에게도 지능이 있었고, 사람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었고, 그리고 자신 만의 지혜가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다보면, 우리의 수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쫓고 버려두고 밀어낸 수많은 동물들이 결국엔 나의 문어 선생님에 나오는 문어와 같은 존재 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게 밀어낸 것은 우리 자신이지만, 결국 지구로부터 우리를 밀어낸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다큐멘터리는 많고, 반대로 자연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영화도 많다(이 쪽은 사실 애니메이션이 더 많으려나?). 그러나 다큐멘터리이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영화를 드물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자 위대한 점이 드러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이 이 영화가 회자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근본적이 힘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동물의 왕국도 좋지만, 이런 자연 다큐멘터리를 많이 볼 수 있게 되기를, 더 나아가 우리 주변에서도 보다 많은 동물들을 보고 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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