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화차 (2012)

캐니로그 2023. 5. 2. 17:23
 

화차(2012) - 왓챠피디아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 문호와 선영. 커피를 사러 갔다 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공회전 중인 차 뿐이다. 꺼져있는 휴대폰, 흔적도 없이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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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안 타는 날을 찾는데 더 쉬울 정도로 매일 같이 차를 타고 다니지만, 잘 생각해 보면 우리는 차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엔진이 실제 어떻게 생겼고, 트랜스미션에 어떻게 힘을 전달해서 바퀴까지 이어지는지, 손가락을 까딱이면 열리고 닫히는 창문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렇게 아무것도 모름에도 "자동차가 뭔지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알아요"라고 답할 것이다.

 

모른다는 것 자체를 모르면, 우리는 "안다"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맘 먹었고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여자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내려간다. 그리고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여자친구가 없어지자, 그제야 여자친구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알게 되어서 "안다"에서 "모른다"로 바뀐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세상에 "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복잡한 정치적 이슈도, 경제적 이슈도, 도덕적 이슈도 심지어 과학자들도 절대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과학적 이슈들까지, "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 사람들이 진짜 알기 때문에 "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기 때문에 "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가 타고 있는, 현대사회가 타고 있는, "나쁜 짓을 한 악인을 지옥으로 데려가는 불타는 수레이다"라는 화차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ps. 중간에 나오는 이선균의 짜증 연기는 내가 본 짜증 연기 중 최고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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